제1금융권 예금 금리 최고… “민영화 앞두고 소매금융 홍보”
산업은행의 파격적인 금리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들은 ‘국책은행의 저축은행급 금리’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산업금융채권 등 저리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국책은행의 이점을 살려 시중 은행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민영화 이후 소매 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고 ‘강수’를 두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도 민영화 이후에는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소매 금융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며 “산업은행이 소매 금융도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높은 금리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높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시판하는 것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강만수 회장 겸 행장이 역발상으로 산업은행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놓은 사례”라고 주장한다. 영업점이 부족해 수신기반이 약한 산업은행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덜란드 금융회사인 ING의 ‘다이렉트 뱅킹’을 벤치마킹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점포 은행 개념을 도입해 내놓은 상품이 KDB다이렉트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 상품은 고객이 전화를 하면 산업은행 직원이 해당 고객을 찾아가서 상품 가입을 받는 구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점포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이자를 더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