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극인 도쿄 특파원
와카미야 주필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 정상들과 단독회담을 할 계획이지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의 이름은 명단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일정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위안부 문제로 꼬여버린 한일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그는 주장했다. 북한의 불안한 새 체제,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가능성 등 긴박한 국제정세 속에서 아시아의 가장 사이좋은 동료여야 할 양국 관계가 냉각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사죄의 전례도 소개했다. 일본은 민간에서 모금한 돈으로 아시아여성기금을 창설해 세계 각국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보상금을 전달하면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부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총리가 ‘사죄와 반성의 편지’를 동봉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국가 차원의 배상을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해 역대 총리들의 사죄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와카미야 주필은 일본에 ‘위안부 문제는 국가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우파의 목소리도 거세지만 오히려 보수파 총리들이 사죄의 편지에 서명해 온 역사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집회를 해도 일본대사관에서 상대해 주지 않아 한을 품은 채 이 세상을 떠나는 할머니들을 그대로 두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와카미야 주필의 칼럼 내용은 최근 부쩍 보수 우경화 경향으로 치닫고 있는 일본 사회에서 쉽지 않은 제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사회의 반응이 주목된다.
배극인 도쿄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