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군함 설계 가능해져천안함 등 원인 규명에도 유용
신영식 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초빙교수(사진)는 15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실제로 폭탄을 물속에서 터뜨려 실험하고, 그 폭발이 선박에 미치는 영향을 계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신 교수는 미국에서 ‘수중폭발 전문가’로 불렸던 인물로 정년 이후 KAIST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신 교수팀은 실험을 위해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알루미늄 모형 선박을 만든 뒤 가속도 센서, 압력 센서 등을 선박 곳곳에 부착했다. 이어 한 채석장 내 인공호수에서 배와 4.5m 거리, 수면 아래 2m 깊이에 설치한 발파용 폭약 500g을 터뜨렸다. 그 결과 약 1000psi(프사이·1psi는 약 0.07기압)의 충격파(쇼크웨이브)가 이 배에 전달됐다. 신 교수는 “굴착기가 바위를 깎아 내는 힘과 맞먹는 압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험 결과를 활용하면 충격에 더 강한 군함을 설계할 수 있다. 천안함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한다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연구팀은 해군이 원하면 이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