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테러 없는 세상 만들자” 53개국 정상, 서울서 머리 맞대다中 “위성보다 민생에 힘써야”… 러 “언제까지 원조로 살건가”北우방, MB와 정상회담서 내정간섭 수준 쓴소리 쏟아내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26일 청와대를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손을 잡으며 영접하고 있다. 후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보다는 민생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성 발사보다 민생 발전에 노력하는 게 좋다. 이런 것을 북한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후 주석이 언론에 비공개하는 것을 전제로 이 대통령과 몇 번 나눴던 발언”이라며 “이런 내용을 한국이 공개하도록 양해한 것이어서 청와대도 놀랐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과 동일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북한은 로켓 발사 이전에 주민을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지해 살아갈 수 없다. 변해야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국 정상이 새로 출범한 김정은 체제를 겨냥해 쏟아낸 이 같은 주문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개혁·개방에 나선 중국과 베트남 정상들에게 “평양 권력층에 (개방을 선택해 달라고) 꼭 전달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달라진 두 나라의 대북 태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 생전의 양국은 전통적인 우의를 중시하며 그런 주문을 자제했지만 아들(김정은)에게까지 그런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