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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주성이 형 각오해” “세근이 많이 컸네”

입력 | 2012-03-28 03:00:00

오늘 원주서 챔프전 첫판
강동희 “치악산 정기로…” 이상범 “인삼의 힘으로…”




28일부터 시작되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동부와 인삼공사의 감독 및 주전 선수들이 27일 경기 장소인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를 어루만지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동부 김주성, 박지현, 강동희 감독과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 김태술, 오세근(왼쪽부터).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동부를 잡는 방법은 체력전밖에 없어요. 회사에서 주는 홍삼을 물처럼 먹고 있습니다.”(인삼공사 이상범 감독)

“이 감독이 홍삼을 선물해줘 먹어봤는데 좋더라.(웃음) 우리는 연고지 원주 치악산의 맑은 공기와 물을 보약으로 여기겠다.”(동부 강동희 감독)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이하 챔프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은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 행사가 역대 처음으로 제3의 장소가 아닌 28일 오후 7시 1차전을 치를 코트에서 열렸기에 자연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이 교차했다. 이전보다 독한 질문이 쏟아졌고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 재기발랄한 답변도 많았다.

○ 동부의 절대 우세?

올 시즌 챔프전은 정규시즌 경이적인 기록들을 쏟아낸 동부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많다. 강동희 감독(46)은 세간의 평가가 부담스러운 듯 “빈말이 아니라 진짜 7차전까지 갈 것 같다. 인삼공사와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5승 1패지만 항상 박빙 승부였다”며 “최선을 다해 지난해 챔프전에서 준우승한 아쉬움을 풀겠다”고 말했다.

전신인 SBS, KT&G 시절을 포함해 처음 챔프전에 진출한 이상범 감독(43)은 “동부가 4승으로 이긴다는 평이 있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며 “젊은 인삼공사가 동부를 잡아야 한국 농구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때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41점)으로 패한 걸 되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

○ 선배 동부 vs 후배 인삼공사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주축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은 동부와 인삼공사의 대결이 노련미와 패기의 대결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동부 김주성(33)과 박지현(33)은 단정한 검은색 머리를 고수한 반면 인삼공사 오세근(25)과 김태술(28)은 각각 노란색과 갈색의 헤어스타일을 뽐냈다.

부산 동아고 선후배 사이인 동부 박지현과 인삼공사 김태술은 포인트가드 지존을 놓고 대결한다. 김태술은 “중학생 때 당시 동아고 박지현 선배랑 연습게임을 하면 볼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15년 만에 선배한테 복수할 기회다. 4쿼터 끝날 때까지 선배를 괴롭히겠다”고 자극했다. 박지현은 “코트에서는 후배라고 봐주는 건 없다. 태술이의 득점과 어시스트 중 하나는 반드시 잡겠다”고 답했다.

중앙대 선후배 사이인 동부 김주성과 인삼공사 오세근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오세근은 “정규시즌 때 힘으로 하다가 주성이 형의 노련미에 말렸다. 챔프전에서는 머리를 쓰겠다”고 말했다. 김주성도 “세근이가 많이 큰 거 같다. 후배의 도전이 반갑고 즐겁다”고 응수했다.

원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