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뒷담화를 했다. 사르코지가 “그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자 오바마는 “나는 그런 그를 매일 상대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친 것이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과 선거유세를 하던 중 “저기 뉴욕타임스의 멍텅구리(asshole) 애덤 클라이머(기자)가 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켜져 있던 마이크를 통해 청중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2010년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자신에게 곤란한 질문을 퍼부은 여성 유권자를 향해 “재앙”이라고 말한 내용이 방송사 마이크로 그대로 전해져 이 여성의 집에 찾아가 사과해야 했다. 말실수로 인기가 치솟은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을 앞두고 마이크가 작동 중인 것을 모르고 “지금 막 소련을 영원히 불법화하는 법률에 서명한 것을 알리게 돼 기쁩니다. 5분 뒤에 폭격을 시작할 것입니다”라고 말장난을 했다. 공산주의를 경멸하는 유머감각에 사람들은 배꼽을 쥐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