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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나의 NIE]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입력 | 2012-03-29 03:00:00

신문 속 광고만큼 확 와닿는 광고교재 없어




필자는 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광고 관련 과목을 가르친다. 광고개론, 광고캠페인, 카피라이팅과 광고제작 실습, 그리고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이 대표적이다. 과목별로 정해진 교과서는 있지만, 대부분의 수업 시간에 당일 배달된 신문을 들고 가는 편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새롭고 다양한 미디어에 의해 집행되는 광고가 가능성과 현실적 효과를 인정받으며 각광을 받지만 신문에 실리는 광고만큼 실제성과 즉시성을 겸비한 교재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문광고는 학생과 필자가 토론해야 할 시장상황 분석과 광고주 고찰, 크리에이티브 콘셉트와 모델, 특정 아이디어의 활용 등 다양한 광고 관련 학습주제를 논의하기에 가히 완벽한 보조교재라고 할 수 있다.

틀에 박힌 교과서에서는 접하기 힘든, 대단히 현실적인 교육내용을 신문광고에서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광고 중 매체비가 가장 비싸다는 맨 뒷면에 지속적으로 나오는 광고주를 살펴보면 최근 각광받는 사업군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또 광고소구 방법, 예를 들어 유머 공포 이성 감성 등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처럼 전면, 5단, 8단으로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를 통해 신문광고 전략의 새로운 흐름도 알 수 있다. 특히 광고 전략과 카피라이팅을 직접 토론할 때는, 시간에 제약이 있는 TV 광고와는 달리 제목과 문구와 전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신문광고가 최고의 교재 역할을 한다.

내 경험으로는 학생의 반응과 참여도 역시 다른 교재를 활용할 때와는 확연히 구별될 만큼 좋았다. 당일 집행된 광고를 분석하고 토론하면서 학생들은 광고의 원리를 단순히 교과서로 학습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상과 연계하면서 집중도를 보였다.

언젠가 ‘유명인의 광고활용’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유명인을 활용한 광고와 그렇지 않은 제품 위주의 광고를 비교했다. 있었다.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날은 신문 1부를 칠판에 펼쳐놓고 수업을 했다. 미리 준비해서 전달할 예정이었던 슬라이드는 활용하지 않고, 4편의 신문광고를 갖고 토론을 했다.

이날 학생들의 토론 참여도는 그 학기에 가장 높았다고 기억된다. 어쩌면 학생 자신이 아침에 등교하면서 봤을지 모르는 신문광고에 대한 생각과 견해를 밝히는 데 망설임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신문을 활용하면서 주의할 점도 발견됐다. 어찌 보면 너무나 실제적인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토론을 하므로 학생들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일화만을 근거로 삼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토론의 조정자이자 사회자인 교수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자신의 개인적 경험만을 주요 근거로 하여 광고에 나타난 전략, 소비자에게 미치는 효과를 얘기할 때는, 개인적 경험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진다고 예상하는지를 되물어야 한다.

또 광고주가 설정한 타깃 오디언스(목표 소비자 그룹)는 집행된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물으면서 과거 또는 해외의 비슷한 사례를 제공하고, 이런 광고 현상이 학술적 이론으로는 어떻게 설명되는지에 대해서도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

신문은 광고, 매스컴, 저널리즘 같은 주제를 다루는 수업에서 적극 활용할 만한 최고의 보조교재다. 이를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교수의 노력 또한 필수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