則孝子仁人之掩其親이 亦必有道矣리라
蓋는 ‘대개, 상상하건대’의 뜻을 나타낸다. 反tv는 삼태기와 들것에 흙을 담아 뒤집어 쏟는다는 말이다. 反은 덮을 覆(복)의 뜻이다. t(류, 루)는 등줄기나 삼으로 얽어서 흙을 담을 수 있게 만든 삼태기, v는 흙을 운반하는 들것이다. 誠是也는 ‘진실로 옳다’는 뜻이다. 孝子仁人之掩其親은 즉 효자와 어진이가 돌아가신 어버이를 위해 정성스레 장례를 치르는 것을 말한다. 必有道는 반드시 도리에 부합한다는 말로, 어버이를 위해 薄葬(박장)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는 뜻이다.
허균의 ‘老客婦怨(노객부원)’은 왜란 때 고난을 겪은 여인의 넋두리를 옮긴 듯한 형식을 취한 유명한 시다. 왜적에게 남편과 시모가 살해되고 아들은 적에게 끌려가 후 여인은 열두 해나 고생을 했는데, 그동안 아들은 서울 궁가의 蒼頭(창두·종)가 되어 잘살면서 아버지 무덤에 와서 제사도 지내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 정치가가 난리 때 죽은 부모를 返葬(반장)하지 않은 사실을 은근히 비난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 시에 이런 단락이 있다. ‘다음 날 아침 와서 보니 두 시체가 버려져서, 시모인지 남편인지 분간 못할 정도였소. 솔개 까마귀는 창자를 쪼고 들개는 살을 뜯으니, 삼태기와 들것에 흙을 실어 와서 덮으려 해도 누구의 힘을 빌리겠소. 석 자 깊이 구덩이를 간신히 파서, 남은 뼈를 손으로 모아 봉토를 덮었다오.’ 여기서 ‘삼태기와 들것에 흙을 실어 와서 덮는다’는 표현은 ‘맹자’에서 빌려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