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환희와 기도를 위해… 영웅이 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기도하고 있는 장미란.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1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장미란의 얼굴은 밝았다.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고, 힘든 훈련 중간에도 간간이 웃음을 터뜨렸다.
10년 가까이 한국 여자 역도를 이끌어 온 그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어쩌면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일 수도 있다. 국민들은 그에게 당연히 금메달을 기대한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만한 상황이다.
○ 도전자의 마음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땄던 장미란은 2005년 이후 5년 넘게 이 부문 최강자로 군림했다. 2005년 도하 대회를 시작으로 세계선수권을 4연패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당시 세계기록(326kg)으로 금메달을 땄다. 2009년 고양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신의 용상 세계기록을 경신(187kg)했고,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지만 최근 경쟁자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장미란의 최고 기록은 깨졌다.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1)는 지난해 4월 유럽선수권에서 합계 327kg을 들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그러자 중국의 주루루(周(노,로)(노,로)·24)는 같은 해 11월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8kg을 기록해 세계기록을 다시 썼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장미란과 이들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미란은 이에 대해 “젊은 선수들의 좋은 기록은 내게는 큰 자극제다. 이제는 내가 도전자로서 전투력이 상승하는 것 같다. 기록에서는 다소 뒤질지 몰라도 실전에서까지 처진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미란은 자신의 숙소에 카시리나의 사진을 붙여 놓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 마이 페이스가 중요
하지만 이후 잦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한쪽의 밸런스가 무너지자 발목과 허벅지, 허리 등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였다. 꾸준한 치료와 재활로 요즘은 통증 없이 충실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 페이스를 런던 올림픽까지 꾸준히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