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포스텍 재학생 50.9%가 A학점… 작년보다 늘어
교육과학기술부는 30일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4년제 일반대학 182개교의 2011학년도 학점분포 현황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졸업평점은 A학점이 34.2%, B학점이 55.2%로 89.4%가 B학점 이상이었다. 재학생 학점을 기준으로 보면 A학점이 36.4%, B학점이 36.5%로 72.9%가 B학점 이상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B학점 이상 비율은 졸업생이 1.5%포인트, 재학생이 0.8%포인트 낮아졌지만 ‘학점 인플레’가 아직도 심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A학점 비율은 한국외국어대(47.8%) 경희대(42.2%) 한양대(40.8%) 연세대(40.7%) 고려대(39.2%) 등 주요 대학도 높았다. 대학이 이처럼 학점을 후하게 주는 이유는 취업과 유학에서 학점이 기본 ‘스펙’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점에 민감해지고 대학의 취업률이 중요해지면서 대학들은 학점 퍼주기를 방관하거나 졸업학점을 올릴 수 있는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학칙에 A는 20∼30%, B는 30∼40%, C 이하는 30∼50%라고 성적 부여 기준을 밝혔지만 참고용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비율은 당초 수강인원을 기준으로 한다. 수강하다가 중간에 취소하고 나가는 학생도 포함되므로 실제 수강생은 낮은 학점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4학년 때 원하는 과목의 학점을 취소해 졸업학점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학점포기제’도 시행한다.
대학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낮은 학점을 받았던 학생을 위한 배려 차원의 제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지난해 K대를 졸업한 최모 씨(26·여)는 “졸업학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서 ‘지우개 찬스’라고 부른다”고 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