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클 병장, 장갑차에 치일 뻔한 아프간 소녀 밀어내고 숨져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은 29일 미 국방부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아프간에 파병돼 임무를 수행하던 로드아일랜드 주 방위군 소속 데니스 와이클 병장(29·사진)이 아프간 동부 라그만 주에서 22일 비전투적 요인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동료들과 함께 후송트럭을 타고 이동하던 와이클 병장은 길에 여러 명의 아프간 소녀가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동료들과 함께 트럭에서 내려 소녀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당시 아프간 소녀들은 길에서 조개껍데기를 줍고 있었다. CNN은 소녀들이 시장에 내다 팔 조개껍데기를 줍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와이클 병장은 여자친구와의 사이에 세 명의 아이를 두고 있으며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와이클 병장의 페이스북에는 그의 자녀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아빠, 우리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에요”라는 글이 올라와 있으며 수백 개의 추모 댓글이 달리고 있다.
와이클 병장은 2001년 18세 때 입대해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서 방위군으로 복무해왔다. 2005년에는 이라크에 배치돼 복무했고 아프간에는 몇 주 전에 배치됐다. 와이클 병장의 시신은 4월 2일 로드아일랜드의 군인묘지에 매장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와이클 병장에게 1계급 진급을 추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와이클 병장의 부모에게 브론즈스타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훈장을 수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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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채피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와이클 병장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는 모든 이에게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장례식이 열리는 4월 1일까지 로드아일랜드 주에 조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