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위해… 거울 보며 세리머니 연습해요”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원천은 팬이다. 감독의 가장 큰 역할도 팬을 불러모으는 거다. 두산은 2년 연속 롯데에 이어 관중 2위를 했다. 지난해 125만 명으로 팀 사상 최다였지만 롯데보다 10만 명 적었다. 올해는 관중 동원에서 롯데를 따라잡고 싶다.”
김 감독은 팬을 부르기 위해 필수적으로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작년에도 충분히 우승 전력이었지만 주전들의 잇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김경문 감독님이 좋은 팀으로 만들어 놓으셨다. 야구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도 최고라고 본다. 감독에 부임한 뒤 부상 회복과 관리에 초점을 뒀다. 이제 90%쯤 올라왔다. 목표는 우승이다.”
올해 프로야구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은 “팬을 최우선으로 하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제공
그는 키 플레이어로 투수 노경은과 고창성, 야수 김현수와 최준석을 꼽았다. 김동주는 어떨 것 같으냐고 묻자 “(김)동주는 그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선수”라며 믿음을 보였다.
북일고와 동아대를 졸업하고 1984년 OB(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선동열 킬러’로 불렸다. 1989년 당대 최고였던 선동열 감독(KIA)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2차례나 1-0 완봉승을 거둔 덕분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난해 한 시상식장에서 “김진욱 감독 옆에 안 간다. 잘생긴 주윤발을 닮아 내가 손해를 본다”고 농담을 했다. 그러고 보니 김 감독의 외모가 범상치는 않다.
“안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접근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는데 그렇지 않다. 누구와도 대화하는 걸 즐긴다. 얘기를 하기보다 듣는 편이다. 감독이 되고 보니 전과 다른 예우를 받는데 많이 어색하다. 취재진과의 인터뷰, 촬영 등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팬 서비스의 하나다. 그런 동작 하나하나가 팬들을 더 즐겁게 해 준다. 누구는 그러더라. ‘세리머니 연습할 시간에 훈련을 더 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하지만 생각해 보라.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인가를. 이기는 경기,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을 때다. 땀은 구장에서 충분히 흘리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