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윤 2단 ● 나현 2단예선 1회전 6보(89∼97)
최홍윤 2단이 전보에서 백△로 물러선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참고 1도에 그 계산이 들어있다. 흑 1로 두는 것을 기다렸던 것. 이 경우 백 6, 8로 두어 패가 난다. 백의 선패라면 해볼 만하다.
그러나 나현 2단은 슬쩍 비켜섰다. 89로 백 2점을 잡는 것으로 만족한다. 자칫 우상귀 흑대마가 죽을 수 있는데도, 불만이 없다. 나현의 계산은 뭘까. 이 공방에서 먼저 우하귀 패를 이기면서 이득을 챙겼고 거기에다 상변 백 2점도 잡았기 때문에 우상귀를 흑 대마를 내준다 해도 선수를 잡아 중앙에 쐐기를 박으면 이길 수 있다고 보았다.
흑이 선선히 우상귀를 내줄 뜻을 비치자 최홍윤의 마음이 흔들린다. ‘우상귀만 잡아서는 진다’ ‘아니다, 이곳을 잡고 길게 보자’. 고민하던 최홍윤은 결국 90으로 흑진을 삭감하는 방법을 택했다. 쉬운 길이었다.
백이 우상귀에서 손을 빼자 흑은 91로 즉각 응징에 나선다. 이제는 수상전이다. 그러나 97까지 흑이 한 수 빠르다. 이것으로 승부도 끝났다. 허망한 종국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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