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도련님 야구’ 버리고
그런 김 감독이 LG 선수들과 나누는 세리머니는 독특하다. 그는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를 향해 검지를 내민다. 그러면 그 선수도 검지를 펴 ‘작은’ 하이파이브를 한다. 주먹이나 손바닥을 부딪치는 다른 팀과는 차별화되는 풍경이다.
지난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손가락과 손가락을 부딪치기 위해선 상대에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손가락에 담는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부임한 뒤 악재가 연이어 터졌지만 선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혼자 있을 때 맥주 캔을 들이켜며 속을 끓였지만 그라운드에선 항상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상대와 우리 팀을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강한 야구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김기태 LG 감독(오른쪽)은 “손가락과 손가락을 부딪치기 위해선 상대에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 어려운 상황을 배려와 단합으로 이겨나가겠다”며 검지 세리머니를 강조한다. 이대형과 검지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 LG 제공
돌아온 LG 전력도 힘이 된다. 경찰청에서 돌아온 우규민이 필승 계투조에 합류했고 에이스 봉중근도 시범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이대형이나 이병규(7번)도 방망이가 날카로워졌다.
김 감독은 “투수나 야수 모두 부족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10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기에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