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종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예방접종전문위원장
그로부터 130여 년이 지난 올해, 우리나라 예방접종사업에 큰 변화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질병은 부모들의 가장 큰 육아 부담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의료행위가 비용 때문에 주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정부가 어린이 필수예방접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고 한다.
이번 정부의 예방접종 지원 확대의 골자는 평균 한 번 접종하는 데 2만2000원가량 하는 병의원 필수접종을 한 번에 5000원만 내면 맞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부 자치단체는 자투리 5000원까지 모두 부담해 무료 접종이 실시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전국 7000곳으로 늘어나 맞벌이 부부들이 퇴근 후나 주말에 동네의원에서 예방접종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예방접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 예방접종 후 추가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2000∼2001년 홍역 대유행이 일어난 사례를 보면 예방접종에 대한 꾸준한 관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만 3세 미만 대상 기초 예방접종 비율은 80∼90%로 높지만 만 4세에서 12세까지 받는 추가접종 비율은 40∼50% 선에 그치고 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방심한다면 홍역과 같이 언제든지 전염병이 다시 유행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부담 없고 간편한 예방접종 환경이 조성된 것과 비례하여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