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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野에 ‘한방’ 날린 靑의 입

입력 | 2012-04-03 03:00:00

최금락 홍보수석 ‘작심 공격’
靑 입성후 업무권한 확장 “이동관 이후 가장 큰 영향력”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와 관련해 총반격에 나선 청와대의 중심에는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사진)이 서 있다. 최 수석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잇달아 TV 카메라 앞에 서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를 정조준했다. “아무리 선거를 앞뒀더라도 사실관계를 왜곡해서야 되겠느냐” “참여정부 문서인 줄 뻔히 알면서도 뒤집어 씌웠다”는 매서운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SBS 보도본부장을 지낸 최 수석의 평소 부드러운 화법과는 사뭇 달랐다. 무엇이 최 수석을 야당과의 싸움에서 최전선에 서게 만들었을까.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 수석이 청와대 안에서 갖는 책임감의 크기에서 최 수석의 변신 이유를 찾는 이들이 많다. 최 수석은 하금열 대통령실장 체제에서 대통령 일정 조정 업무를 홍보수석실로 가져오는 등 업무 권한을 확장해 왔다.

특히 이달곤 정무수석이 2월 합류한 직후부터 4·11총선 조율에 매달리면서 최 수석은 사실상 정무보좌역의 역할도 떠맡게 됐다. 이 때문에 이동관 초대 홍보수석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지녔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국민 발표는 홍보수석의 몫이긴 하지만, 최 수석 말고는 마땅히 최전선에 설 인물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레임덕이 시작된 임기 4년차 중반에 청와대에 들어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신도 아니고 일부 인사들처럼 현 정부 들어 여러 공직에 임명된 적도 없어 이 대통령에게 ‘자리 빚’도 없는 편이다. 그런 최 수석이 뚝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청와대의 정보 수집능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청와대 측은 지난달 30일 새벽 KBS 새노조가 사찰문건 2619건을 공개하자 당일 저녁부터 자료 분석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24시간 만에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리던 분위기를 반전시켜 정치권에서는 “아무리 임기 말 청와대일지라도 권부의 중심으로서 ‘한 방’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는 말도 나왔다. 다만 이번 공세로 수세 국면은 피했지만 청와대마저 진흙탕 싸움의 최전선에 나섰어야 했느냐는 부담은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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