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 딸과 입국한 백영옥씨… 국군포로 故백종규씨 둘째딸함께 들어온 나머지 1명은 다른 국군포로 가족인 듯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큰딸 영숙 씨. 영숙 씨는 만 3년 넘게 중국 베이징 한국총영사관에 머물러 있던 동생 영옥 씨 가족을 구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보내는 등 백방으로 매달렸다. 김기태 채널A 영상취재 기자 CANN011@donga.com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큰딸 백영숙 씨는 3일 저녁 동생 영옥 씨 가족의 한국 입국 소식을 묻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숙 씨는 이날 오후에도 국방부에 ‘동생이 언제쯤 입국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안 돌아왔다. 기다려 달라”는 답만 들었다. 그는 아직 관계기관의 보호 아래 있는 동생과 전화로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영숙 씨는 “바깥에 있는 나도 우울증이 걸릴 지경이었는데 3년 동안 동생이 중국에서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숙 씨가 탈북한 뒤 ‘반동’으로 찍혀 핍박받던 동생 영옥 씨도 남매를 데리고 2009년 5월 탈북에 성공했다. 당시 딸 이일심 양과 아들 이강민 군은 각각 18세, 14세였다. 하지만 만 3년 가까이 베이징 총영사관에서 사실상의 감옥생활을 해 이제 21세, 17세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딸 영숙 씨가 2004년 탈북해 중국에 머물 당시 북한에서 가져온 부친의 유해를 고향인 경북 청도에 묻게 해달라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보낸 호소문.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영숙 씨는 “동생 가족을 만나면 아버지 묘소부터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며 “유언대로 가족이 함께 고향 땅(경북 청도군)에 가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도 꼭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영옥 씨 가족과 함께 입국한 다른 탈북자 1명에 대해 정부는 신원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중국 선양(瀋陽)에 체류하던 또 다른 국군포로 가족 탈북자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