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총영사관 체류중 中정부 ‘추방’ 형식 배려
백영옥씨 가족 3년 전 모습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의 딸 영옥 씨(가운데)와 외손자 이강민 군, 외손녀 이일심 양. 2009년 6월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가기 전날 은신처에서 찍은 사진이다. 납북자가족모임 제공
국군포로 고 백종규 씨
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4명은 2일 저녁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을 나와 한국행 비행기를 탔으며 현재 국내에 들어와 탈북 경위 등에 대한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을 제3국으로 추방하는 형식으로 출국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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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과거에는 자국 내 외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게 한국행을 허용했으나 3, 4년 전부터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의 한국행도 허가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이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하려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이들 탈북자는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 등 공관에서 길게는 30개월 이상 장기 체류하던 11명 중 일부로 미성년자 등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입국 이후 상황을 지켜본 뒤 나머지 7명의 한국행 입국 시기도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영옥 씨는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딸과 아들을 데리고 들어가 3년 가까이 사실상 감옥 생활을 해왔다.
다만 정부는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우려한 듯 탈북자의 입국 사실과 이들의 신원 등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이라며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