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서부지청은 거물급 사채업자인 최모 씨(58·서울 영등포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 씨가 경찰에게 로비자금을 줬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최 씨는 2010년 상장 기업의 비리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경영진으로부터 9억3000만 원을 빼앗은 혐의 등으로 3일 구속됐다.
검찰은 서울과 경기 지역 도박장 전주(錢主) 노릇을 하면서 돈을 모아 사채시장과 증권가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최 씨가 이 과정에서 사건 무마 등을 위해 경찰관에게 돈을 뿌렸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서부지청이 경찰관으로부터 모욕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박모 검사(38)의 근무지여서 검경 갈등에 따른 의도된 수사가 아니냐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 길들이기’ 차원에서 보복성 수사지휘를 내린 것도 모자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경찰 비리를 의도적으로 들추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