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오심은 안됩니다
허구연 MBC야구해설위원
여당 팀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팀 명칭까지 바꾸면서 신의, 원칙을 강조하는 베테랑 감독을 다시 모셔왔다. 야당 팀은 연합팀 형태로 여성 수석코치가 합류해 상대 팀과 상대 팀 전임 감독에 대한 심판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양 팀이 막판 동점까지 온 과정에는 시원한 홈런과 적시타도 있었지만, 어이없는 실책과 사인 미스도 적지 않았다. 경기는 흥미진진했지만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팬들의 생각이다. 어이없는 폭로전과 남의 사인을 훔쳐보는 비신사적 행위, 심판과 팬을 속이는 기막힌 꼼수가 이번 시리즈에도 난무했다.
예컨대 양당이 쏟아내는 복지정책은 선심성이 지나치다. 포퓰리즘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쏟아져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천문학적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 오직 표심 잡기에만 다걸기를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정치 불신을 낳을 뿐이다.
프로야구에서도 미디어데이 행사에선 8팀 감독과 선수 모두 자기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우승은 한 팀뿐이다. 팀당 133경기는 심판들의 공정한 진행 속에 정정당당한 승부로 치러진다.
정치는 심판이 너무 많다. 판정하기가 어렵다. 오심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복지정책만 하더라도 필자는 가장 중요한 복지는 국민의 건강복지라고 생각한다. 그 출발점은 모든 국민에게 체육활동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체육의 현실은 입시 위주 교육정책에 밀려 파행 운영된 지 오래다.
필자는 엉뚱한 제안을 하고 싶다. 총선이 끝나면 모든 국회의원들을 합숙시켜 다른 나라 국회의원과 종목별 국가 대항전을 해보는 게 어떨까. 스포츠를 통해 페어플레이 정신을 키우고, 심판의 명령에 깨끗이 승복하면서 희생정신을 배우게 하자는 것이다.
허구연 MBC야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