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이런 피해 없기를…” 8일 경기 수원시 20대 여성 피살 사건이 일어난 현장인 중국인 조선족 우위안춘 씨 집 앞 담 위에 한 주민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꽃을 가져다 놓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총체적 부실 대처
경찰은 112신고 접수자가 피해 여성에게 위치와 주소를 반복해서 질문하는 등 접수 요령이 잘못됐고, 범행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집 안’이라는 중요한 단서를 빼놓고 지령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112신고를 접수 처리해야 할 112신고센터 팀장은 내용을 청취하고 지휘 조정하는 임무를 소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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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중부서 형사과장은 오후 11시 41분경 사건발생 보고를 받았으나 집에 그대로 있다가 사건발생 9시간이 지난 2일 오전 9시 10분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중부서 동부파출소 순찰팀장도 현장지휘 지침에도 불구하고 파출소 내 근무자로 지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
신고자의 통화시간이 15초, 1분 20초, 7분 36초 등으로 바뀐 것은 수원중부서 형사과장 등이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추측성 답변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 112센터 체계 부실 및 대책
이번 사건은 112 신고 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다. 112센터 직원의 숙련도가 낮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사건 신고를 접수한 해당 경찰관은 112센터에 근무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고 전화 응대 교육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12센터 직원들이 받는 교육은 경찰교육원에서 하는 2주 과정이 전부다.
경찰은 앞으로 112센터에 유능하고 숙련된 인력을 선별해 배치하고 승진 우대 등 인사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살인 강도 납치 성폭행 등 사안별로 질문과 조치요령을 매뉴얼화해 112접수 컴퓨터에 표시되도록 하기로 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