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월요일. 기어이 봄님, 오심. 레이디 가가와 내게 유해했던 기억. 트랙#4 Lady Gaga ‘Born ThisWay’
레이디 가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27일)이 코앞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달 이 공연에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렸다. 공연계에서는 영등위의 판단이 형평성의 원칙에도 어긋나며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공연 관계자는 “영등위가 검토 기준으로 삼는다는 공연 기획서에는 형식적인 신청서와 출연진 명단, 공연 계약서 사본, 예상 곡목 리스트가 포함될 뿐 퍼포먼스나 무대장치 등 세부 내용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 덕분에 오랜만에 내 청소년기를 돌아봤다. 그런데 누군가가 보기엔 매우 유해할 해외 록 음반이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게, 날 키운 8할이었다. 내가 안타깝게도 천사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한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유 없이 타인을 해코지한 적은 없다. 머리가 좀 길다는 이유로 회초리를 들고, 오락실에 앉아 있었다는 죄명으로 무릎을 꿇렸던 선생님들이 음악보다 내겐 더 유해했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은 음악이고 퍼포먼스는 퍼포먼스일 뿐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