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13일간 열전 마지막 유세… 서울-경기 표밭 밤늦게까지 누벼
오늘 두 여인 중 누가 웃을까 4·11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오른쪽)가 각각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북역 앞과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박근혜, 거대 야당 견제론
박 위원장은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두 야당(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세력이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면 국회는 이념의 전쟁터와 정치 싸움터가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에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이 혼란과 분열을 택할 것인가, 미래의 희망을 열 것인가가 바로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면서 “국민을 나누고 분열시키지 않고 모두 다 끌어안아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서울 동작구를 시작으로 구로 마포 강북 도봉 노원과 경기 의정부 구리 용인 수원 화성을 훑은 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최대 접전지역인 종로와 중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박 위원장의 목소리는 잇따른 강행군으로 잔뜩 잠겨 있었지만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그는 유세장에서 “다시는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정말 잘하겠다”는 말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20∼40대를 겨냥해 “일자리 걱정, 보육 걱정, 취업 걱정, 노후 걱정 등이 없도록 ‘가족행복 5대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 한명숙, 투표율 높이기
민주당 한 대표도 이날 새벽 동대문시장을 시작으로 서울 접전지 23곳을 샅샅이 누볐다.
한 대표는 오전 9시 반 송파구 잠실주공아파트 5단지 후문에서 열린 천정배 후보(송파을) 지원 유세에서 “투표는 밥”이라며 “좋은 사람 투표하면, 서민·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면, 여러분 가정에 맛있는 밥상이 올라온다. 1% 부자 정책만 쓰는 새누리당에 투표하면 여러분의 밥상은 다시 초라해진다”고 주장했다. 전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투표는 밥”이라고 한 말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곳에서 전날에 이어 계란 공격을 받았다. 유세를 마친 뒤 이동하려는 순간 아파트 베란다 쪽에서 날아온 계란이 한 대표로부터 2m 정도의 거리에 떨어졌다고 한 대표 측은 전했다.
한 대표는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등 대학가가 있는 지역구를 돌며 20, 30대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그는 낮 12시 추미애 후보(광진을)를 지원하기 위해 건대입구역을 찾아 “반값 등록금이 19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통과되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며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늘리고, 비정규직의 절반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 시각 일제히 전국에 있는 지역구 후보들의 유세현장에서 ‘투표가 민생이다’ ‘투표가 심판이다’라는 띠를 단 노란 풍선을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한 대표는 이날 밤 12시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자유선진당도 심대평 대표를 비롯한 각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득표활동을 벌였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도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