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처럼… 소비자 상식을 톡 쏘아라
DBR 그래픽
소비자 기대 관리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들의 시장 지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우위 브랜드에 더 많은 사전 지식과 친밀성을 갖고 있다. 열위 브랜드는 우위 브랜드가 누리고 있는 소비 규칙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우위 브랜드는 소비자가 갖고 있는 기존 규칙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고, 열위 브랜드는 소비자가 이전에 가진 기대를 수정하고 변경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학습시켜야 한다.
코카콜라와 펩시의 콜라전쟁은 시장 지위에 따라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펩시가 시장에 등장했을 때 코카콜라는 주춤하고 있었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2년 동안 코카콜라의 청량음료 성장률은 연 13%에서 2%로 하락했다. 코카콜라가 주춤할 동안 열위 브랜드이자 후발주자였던 펩시는 ‘펩시제너레이션’이라는 광고 문구를 통해 청량음료 시장의 가장 큰 소비자군인 젊은층과 펩시의 새롭고 젊은 이미지를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이렇게 시작된 펩시의 광고 캠페인은 콜라를 마실 때 관성적으로 코카콜라를 집어 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인식시켰다. 다시 말해 펩시제너레이션이라는 슬로건은 코카콜라 외에 다른 브랜드를 경험해 보려는 동기를 불어넣었다.
광고가 효과를 거두면서 코카콜라와 펩시의 충성고객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났다. 1972년에는 청량음료 소비자 가운데 18%가 코카콜라만 마시고 4%가 펩시를 마신다고 답했지만 10년 후인 1982년에는 코카콜라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12%로 줄고 펩시만 마신다는 충성고객이 11%로 늘었다.
1972년부터 1982년까지 10년 동안 코카콜라의 실적을 악화시킨 요인에는 펩시의 공격적인 광고도 있었지만 코카콜라 광고가 우위 브랜드로서의 시장 지위(자동판매기 수, 업소용 음료 판매시설 수, 진열대의 공간 확보율, 가격 경쟁력)를 유지하면서 그 명성을 강화하지 못한 데도 기인한다. 이 시기 코카콜라는 펩시보다 1억 달러(약 1140억 원) 이상 광고비를 더 지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우위 브랜드의 장점을 살리거나 브랜드 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광고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펩시에 대항해 그들만의 시음회를 시도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위 브랜드라면 소비자의 비교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시음회 결과 코카콜라가 주관한 시음회였는데도 소비자들은 펩시의 맛을 더 선호했다.
콜라전쟁이라고 불리는 코카콜라와 펩시의 격돌은 이후에도 수십 년에 걸쳐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으며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열위를 보였던 펩시는 훌륭한 소비자 기대관리 전략으로 코카콜라와 대등한, 때로는 앞서는 경쟁자로 거듭났다. 요약하면 코카콜라와 펩시의 대결은 소비자 기대를 적극 수정해가면서 소비 학습을 자사에 유리하게 유도했던 펩시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현대사회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물리적 실체만 소비하는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고 마케팅에 따라 없던 욕구도 생기는 상황에서 오늘날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대를 소비한다. 또한 그들이 가졌던 기대와 경험의 상호작용을 통해 무수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기대를 업데이트하며 변경해 나간다. 기업이 소비자 기대를 어떻게 관리하고 자사에 유리하게 이끌어 갈 것인지 고민하는 일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기업은 좀 더 질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의 기대관리를 포함한 고객 만족 전략을 짜야 한다.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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