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DB
음식점 주인이 할 얘기가 아닌 말이 바로 음식점 주인에게서 나오면서 터지는 황당함이 충청도식의 유머다. 가장 경제적인 단순함 속에서 의미의 역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춘당(同春堂)은 송준길(1606∼1672)의 호이자 대전 회덕에 있는 그의 집 별당의 이름이다. 별당이 다 그렇듯이 동춘당도 이 집 고택의 사랑채에 딸린 집이다.
그러나 동춘당은 그 안에서도 밖에서도 부속건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다른 집 같다. 혹시 같은 집입니까? 하고 물으면 “그럴 수도 있구먼유” 할 것 같다. 어쩌란 말인지. 아무튼 동춘당은 간단한 집이다.
옛사람들이 가장 경계했던 것은 남과 어울릴 때의 몸가짐이 아니다. 오히려 혼자 있을 때 일어나는 잡생각을 가장 경계했다. 그래서 사대부가에서는 왕왕 굴뚝을 아주 낮게 설치한 경우가 많다. 높은 굴뚝은 불이 잘 든다. 불이 잘 들면 방이 따뜻해지고, 그러면 저절로 몸이 편안해지는 걸 경계했던 것이다.
원래 동춘당은 동춘당의 아버지 정좌와 송이창(靜坐窩 宋爾昌)이 지었던 것을 임란 이후 보수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동춘당의 서쪽으로 돌아가니 거기 초석 높이만한 구멍이 나 있다. 여기다 굴뚝을 뚫은 것이다. “연기는 나가야쥬.”
시인·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