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진보후보
○ 울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있어 ‘진보정치의 핵’으로 불리는 북구에서 통합진보당 김창현 후보(49)는 새누리당 박대동 후보(60)에게 4.8%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다. 당초 접전이 예상됐지만 개표가 시작되면서 줄곧 박 후보가 앞섰다. 북구와 함께 진보진영에서 기대를 걸었던 동구 역시 통진당 이은주 후보(47)가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했지만 안효대 후보(56)에게 7.9%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 경남
18대 총선 당시 야권은 경남 17개 지역구 가운데 3석(창원 성산, 김해을, 사천)을 얻었으나 이번엔 16개 지역구 가운데 1석(김해갑)을 건지는 데 그쳤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단일화 효과도 적었다.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며 통진당 권영길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던 창원 성산의 야권 분열 후유증은 역시 컸다. 총선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중도 사퇴한 통진당 손석형 후보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었다. 이 선거구는 손 후보와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채 제 갈 길을 갔다. 결국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승리했다. 이 선거구에서 생긴 진보진영의 갈등은 창원 성산은 물론이고 경남도내 전체 야권후보 선거운동과 득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보의 가치, 단일화 실패에 대한 책임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주을과 창원 진해에서는 각각 통진당과 민주통합당 후보가 선거 막바지에 정강정책이나 정치철학은 무시한 채 무소속 후보로 단일화를 해 유권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모범적으로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거제에서는 진보신당 후보가 나섰으나 2전 3기의 친여 무소속 단일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