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조미료 5형제로 오늘부터 MSG 와 굿바이!
멸치와 마른새우 북어채 다시마 표고버섯은 ‘천연조미료 5인방’으로 불린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1960∼8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화학조미료를 혀로 핥으며 그 감칠맛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조미료를 밥에 넣어 비벼 먹던 사람도 있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런 경험이 과연 즐거움만으로 기억될까. ‘끔찍했던 경험’으로 기억된다면 화학조미료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증거다.
○ MSG의 유해성 수십년 간 논란
MSG의 유해성 논란은 끓이질 않고 있다. 식품학계는 물론이고 의학계, 정부에서조차 이렇다할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혀가 마비됐다’ ‘속이 메스껍다’ 등 유해하다는 임상적 징후도 있었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과학적 실험 결과 명확한 연관성은 밝혀내지 못했다. 2010년 6월 라면에 사용된 MSG의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자 정부기관까지 나서 규명하려 했으나 여전히 미제다.
국내 소비자단체에서는 유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많이 먹으면 신경조직에 흡수돼 세포막을 파괴하고 두통 구토 메스꺼움 혀마비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오래 축적될 경우 암(癌)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반박한다. 소비자들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이러한 논란에 헷갈리기만 한다.
다만, 계속된 논란 속에 식품업계의 대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출시하는 상품에는 ‘No MSG’ ‘Free MSG’라고 앞다퉈 표기하고 있다. 한 회사의 상품에는 ‘화학적 합성감미료 0%’라고 표시돼 있다. 새로운 라면을 출시할 때도 이를 강조한다. 한편으로는 ‘무해하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업계는 “소비자가 선호하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국민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 천연조미료, 직접 만들자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멸치 다시마 마른새우 표고버섯 북어는 천연조미료 ‘5인방’으로 불린다. 실제 가공돼 시판되는 조미료도 이 같은 재료가 주요 사용된다. 천연조미료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한다.
○ 천연조미료 만들기
다시마·미역 젖은 행주로 겉표면의 하얀 가루를 닦아낸 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불에 살짝 구워 습기를 없애고 믹서나 분쇄기에 넣고 갈아준다(국, 찌개, 전골 등).
기타 건홍합이나 북어채 등도 훌륭한 천연조미료가 된다. 들깨가루도 육류나 생선의 잡냄새를 없애고 추어탕 감자탕 토란탕 등에 넣으면 좋다.
육수 일일이 분쇄해 가루로 사용할 경우 과정이 복잡하고 음식이 텁텁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재료를 한꺼번에 양파 무 등과 함께 넣어 맛이 우러나오도록 오랫동안 끓인 뒤 육수를 냉장 보관해 조리 때마다 사용한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공동기획: 우송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