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레이스 전면에 정권심판론 맞설 인물 내세울 필요일각 “남경필-정두언 당 대표로”… 김세연-황영철 주목
새누리당이 12월 대선을 위해 쇄신 기조를 계속 끌고 가야 하는 점도 박 위원장과 쇄신파의 ‘동거’를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과반 의석 확보라는 승리에 도취하는 순간 유권자들의 심판 심리가 작동한다는 것을 박 위원장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멘토인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과 대선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며 “박 위원장이 수도권에서 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수도권 출신의 남경필(경기 수원병·5선),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을·3선) 등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쇄신파의 주축 의원 상당수가 이번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7대 약속을 발표한 13명 중에선 5명이 낙선했다. 낙선 의원 중 임해규(경기 부천 원미갑), 구상찬(서울 강서갑), 권영진(서울 노원을), 주광덕 의원(경기 구리) 등 대부분이 수도권 출신이다. 또 새누리당을 탈당했지만 복당 뒤 쇄신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 김성식(서울 관악갑), 정태근 의원(서울 성북갑)도 재선 도전에 실패했다.
당내에선 남 의원과 정 의원 등이 전면에 나서고 지역 출신 쇄신파인 김세연, 박민식, 황영철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맡아 이들을 측면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이번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서용교(부산 남을), 김상민, 이재영 의원(이상 비례대표) 등 젊은 의원들이 쇄신파의 ‘새 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박 위원장의 대선 승리가 박 위원장 자신과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쇄신파의 ‘3인 4각’ 행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