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정치권 소득불균형 해결책 돈 나눠주는 식 복지는 위험”
금융위원회 초대 부위원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등을 지낸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가 13일 정치권의 복지논쟁에 쓴소리를 던졌다. ADB 경제전망 설명차 한국에 온 이 이코노미스트는 “복지를 하려면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할지를 항상 같이 물어봐야 한다”며 “한국이 지금 남미처럼 되길 원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소득 불평등’을 꼽았다. 소득 불평등이 지속되면 사회가 불안해지고 지속적인 성장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민 모두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식의 복지는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인도네시아의 유가보조금 정책을 꼽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갤런(3.7L)당 2달러의 보조금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데, 정부 1년 예산의 20%를 유가 보조금으로 쓰면서 혜택은 자동차와 고가주택을 가진 부유층에게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