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창의성은 어떻게 작동하나’
창의성이 최고로 발현되는 순간과 메커니즘은 많은 학자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문제다. 심리학과 신경과학 관련 글을 써온 언론인 조나 레러의 신간 ‘이매진-창의성은 어떻게 작동하나’도 바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창의성이 발현되는 ‘통찰의 순간(Moments of insight)’은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 정답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갑자기 떠오르며, 이렇게 나온 정답에 대해서는 거의 확신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흥미롭게도 창의성은 기분이 좋을 때보다는 약간 슬프거나 우울할 때 더욱 잘 발현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 결과 밝혀졌다. 슬픔은 창의성을 더욱 날카롭게 해주며, 뛰어난 창조가들은 일반인에 비해 8∼40배 많은 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의성에 관심이 높은 대표적 집단이 기업이다. 창의적인 제품 개발로 많은 경영대학원과 기업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3M은 하루에 한 시간씩 직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한다.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든 취미생활을 즐기든 회사는 상관하지 않는다. 결과물을 상사에게 보고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얻는 아이디어는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또 저자는 기업들이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내부의 인재들에게 기대는 경향이 있지만 이보다는 회사 사정을 모르는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할 때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전문 지식은 갖고 있지만 그동안의 논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경계선상’에 있는 외부 전문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밖에 직종별로 창의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연령대가 다르다는 설명도 눈길을 끈다. 시인이나 물리학자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생물학자는 30대 후반, 역사학자는 40대 후반에 가장 창의성이 빛난다고 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