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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학교폭력 근절’ 현장점검 나선 날에…

입력 | 2012-04-17 03:00:00

영주 중학생 자살 소식 듣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 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학교폭력 방지 우수학교로 지정된 경기 여주군 여주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바라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2월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이후 첫 번째 현장 행보다. 여주=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일선 중학교를 방문해 학교폭력 근절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여주중학교를 방문해 학생 및 교사, 학부모 30여 명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어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학원폭력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이 대통령은 올 2월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경북 영주의 중학교 2학년생이 학교폭력을 겪다 투신자살한 사건을 언급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고 말문을 연 뒤 “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다른 학교로 옮기고 싶어도 잘 안 된다고 한다. 다른 데로 옮기는 것보다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폭력을 넘은 사안은 (학교 자체의 해결보다는) 법으로 조치할 수밖에 없다”며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학교 성적만 최고가 돼서 고등학교에서 1등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며 “(학생들이) 공부에만 찌들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학생은 이 대통령에게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2학년 A 군은 “학교폭력을 행사했던 형들에게 고통을 돌려주고 싶었다”며 “고학년이 되면 저도 학교폭력을 하지 않을까 저 자신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B 군은 “가해자의 학부모들을 더 교육해 달라”고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