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월요일. 꽃은 낮에 핀 별. 봄의 블루스, 형에게 부치는 편지. 트랙#5 Stevie Ray Vaughan ‘Tin Pan Alley’
스티비 레이 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1997년. 형도 알겠지만 그때 내 우상은 다임백 대럴(1966∼2004·미국 헤비메탈 밴드 ‘판테라’의 멤버)이었어. 그의 면도날 같은 기타 연주는 눈부셨고 나의 낮을 지배했지. 그래도 내 밤을 지켜준 건 스티비 레이 본(1954∼1990·미국 텍사스 출신의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이었어. 그 사람 연주는 육중하거나 베일 듯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끈적끈적하면서 날렵했고, 완급강약을 갖고 노는 듯했어. 듣는 것만으로 손에 땀이 쥐어졌으니까. 굵기 1mm도 안 되는 기타줄 위에서 펼치는 스포츠 경기라도 보듯.
얼마 전, 홍익대 앞 클럽에서 기타리스트 최우준 씨 콘서트를 봤어. 이 사람 연주를 처음 본 기억이 또렷해.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축하무대에 재즈 보컬 웅산의 밴드 멤버로 나왔는데 불과 10초 남짓 되는 기타 솔로를 보면서 이 사람 이름 석 자를 맘에 새겼어.
그래도 내 인생 최고의 기타 히어로는 형이었어. 형은 기타로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고 말해줬지.
나중에 우리 둘 다 천국에 가게 된다면 헬기 사고로 요절한 스티비의 공연을 꼭 함께 봤으면 해. 드럼은 존 보넘(‘레드제플린’), 베이스는 자코 패스토리어스라면 더 좋겠지. 노래는 한 곡쯤 아버지가 부르면 어떨까….
mp3 하나 동봉해요. 오랜만에 같이 듣고 싶어서. 늘 건강해. 피스, 러브 & 로큰롤.
첨부파일: Stevie Ray Vaughan-Tin Pan Alley.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