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숲 산책, 木조각 감상은 덤
제주시 절물휴양림 목공예 강사인 정영택 씨가 어린이날 선보일 대형 곤충 목조각을 만들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절물휴양림에 목조각품이 등장한 것은 4년 전부터. 제주시내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정영택 씨(55)가 휴양림에서 목공예 체험장 강사로 근무하면서 조각이 하나둘 생겨나 지금은 100여 점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
정 씨는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휴양림을 찾는다”며 “넓은 숲 때문에 화창한 날에도 어두운 곳이 많아 무섭게 보이는 장승, 돌하르방의 원래 모습을 재미있는 표정으로 바꿔 조각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요즘 대형 곤충 조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어린이 날 탐방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숲의 생태를 알리기 위해서다. 장수풍뎅이, 왕잠자리, 여치, 사슴벌레, 무당벌레, 사마귀 등 15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곤충 목조각은 크기 2∼4m, 무게 300∼800kg에 이른다. 강풍 등에 쓰러진 휴양림의 삼나무로 조각을 만든다. 그대로 버려질 폐목이 장인의 혼이 담긴 목조각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작품 1개를 만드는 데 5∼10일이 걸린다. 정 씨는 “마른 삼나무를 다루기가 쉽지 않지만 색감, 나이테, 나무결 등이 그대로 살아있어 매력적이다”라며 “숲, 나무, 생태에 조금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