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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학생 아버지 “혼자선 못 견뎌… 상담 받으며 이겨내세요”

입력 | 2012-04-19 03:00:00

대구 중학생 아버지 영주 부모에게 ‘조언’




올 2월 25일 죽은 아들의 생일을 맞아 아들이 잠들어 있는 도림사를 찾은 대구 A 군의 아버지 모습. 동아일보DB

“아들 잃은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을 지금까지 찾지 못했고 앞으로도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은 가족을 위해 무조건 견뎌야 합니다. 그러면 밥도 넘어가고 잠도 잘 수 있는 날이 옵니다.”

지난해 12월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4장의 유서를 남기고 떠난 대구 D중 2학년 A 군(당시 13세) 아버지(49)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경북 영주시 이모 군(14)과 대구 중학생 A 군은 비슷한 점이 많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모멸감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서부터 가족과 교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통과 아픔을 유서로 남긴 점, 맞벌이 부부인 부모 밑에서 두 형제가 함께 지낸 것까지.

A 군의 아버지는 자신의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숨진 이 군의 형(17)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동생의 고통을 알아채지 못했고, 그래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 쓰지 말고 경찰 상담팀이나 병원의 도움을 받으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과 슬픔이 커지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견뎌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