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김형태는 새누리 탈당
차에서 내려 ‘해명 회견’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국회를 빠져나가려다 기자들이 쫓아오자 차에서 내려 자신의 거취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 2시 그가 국회 기자회견장 복도에 들어서자 언론사의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그는 누군가와 휴대전화 통화를 하더니 갑자기 회견장으로 들어서지 않고 곧바로 돌아나갔다. 주변에 있던 몇몇 기자에게 “탈당 안 한다. 국민대에서 (논문 표절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였다.
기자들이 몰려가자 이내 국회 본관을 빠져나가 잰걸음으로 국회 내 도로에 있던 자동차에 올라탔다. 기자들이 문 당선자의 차를 에워싸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차에서 내려 도로에서 7분가량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본보 17일자 A10면 문대성 석사-박사학위 논문 이어 교수 임용직전 논문도 표절…
문 당선자의 박사논문이 표절이 아닌 대필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씨는 이날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원저자는 동아대 김모 교수”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문 당선자가 최소한 김 교수의 문서파일을 갖고 있었든지 아니면 김 교수가 자기가 쓴 논문을 가지고 대필을 해줬을 것”이라며 “2006년 김 교수가 동창 모임에 나가 ‘문대성 교수의 논문을 대신 써주고 교수에 취임됐다’고 말한 것을 그 모임 참석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실무근”이라며 최 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 [채널A 영상]논문 조사위원 “진중권의 지적이 거의 팩트에 가깝다”
▼ 與대변인 “文, 박근혜 팔지 말고 책임있는 행동 하길” ▼
문 당선자는 오타까지 똑같은 이유에 대해 “(컴퓨터) 타자를 틀릴 수도 있고, 운동하다 보면 그럴 수 있는 부분 아니냐”면서 “다소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을 끌어들여 강하게 항변하기도 했다. 그는 “내 논문이 표절이라고 하는데, 정세균 의원의 논문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분이 (탈당)하면 나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2004년 제출된 정 의원의 박사논문이 다른 석사논문과 15쪽가량 일치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형태 당선자
‘정세균 때리기’는 당내 의견교환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문 당선자에 앞서 이날 오전 이대변인도 기자들이 문 당선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정세균 의원 것과 비교해 보라. 정 의원은 대선후보 나갈 사람이고 당 대표를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을 끌어들여 문 당선자 파문을 희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형태 당선자
이날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책임지고 두 사람의 당선자 자격 사퇴를 권고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당선자 신분에서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 국회법에 따라 징계하려면 의원 신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에 기소돼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