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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 직전 중국서 군용지프 800대 수입”

입력 | 2012-04-21 03:00:00

NK지식인연대 “태양절 맞아 김정은이 軍장교에 선물”
패네타 美국방 “中, 北미사일 개발 도왔을 거라 확신”




북한으로 들어가는 중국산 지프들이 2층 화물열차에 실려 단둥 시내를 통과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촬영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NK지식인연대 제공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이 태양절을 앞둔 3월 말∼4월 초에 중국에서 약 800대의 군용 지프를 수입해 들여갔다”면서 현지 회원이 찍은 동영상을 20일 공개했다. 단둥(丹東)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열차에 실려 북한으로 향하는 국방색 지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NK지식인연대는 “지프들은 태양절 100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북한군 고위 장교들에게 하사할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동영상 속 지프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지프 생산공장인 ‘베이징 지푸치처(北京吉普汽車)’의 ‘BJ’ 시리즈로 보인다. 중국이 러시아의 사륜구동(4WD) 군용 지프인 ‘우아즈(UAZ)’를 모방해 생산하고 있는 차종이다. 북한은 냉전시기에는 옛 소련에서 우아즈를 직접 수입해 왔지만 소련이 붕괴된 뒤에는 중국으로 수입처를 바꿨다.

지프는 북한에서 군 여단장, 연대장, 민경(민정경찰)대대 대대장급의 장교가 탈 수 있으며 군사 작전용으로만 사용된다. 최근 북-중 국경을 순찰하는 지프도 모두 중국산이다. 북한의 각종 군용 트럭 상당수도 중국산이다. 17일 공개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3000∼4000대의 군용 트럭과 지프를 무상으로 지원받거나 수입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의 이 같은 거래를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소형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의 북한 수출입을 금지한다”고 규정했지만 군용차량을 무기로 볼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군용트럭과 지프를 ‘상업용’이라고 주장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편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19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줘왔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어느 범위까지 북한을 지원해 왔는지를 알 수 없다”면서도 “정보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이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다뤘으면 좋겠다. 하지만 중국을 통한 지원이 있어 왔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은 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북한은 최소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반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의 위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선 “북한이 밤에 나를 깨어 있게 하는 일들 가운데 가장 위에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