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中, 북한 고립 시켜…北 속상해 한다”李대통령 통일정책 특강 “통미봉남은 옛말 이제는 통중봉북”“김정은, 농지개혁만 해도 2∼3년내 쌀밥 먹을 수 있어”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을 통해 이처럼 ‘북한의 자유’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정부 내에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우리도 북한의 내부 체제변화(레짐 체인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이어서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강에서 “이제 장기 독재 정권이 유지될 수 없는 역사적 시대를 맞고 있다”며 세계적인 민주화 바람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그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까지 와서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인이 강해도 세계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구전 홍보 같다”고도 했다.
▼ MB “北, 중국이 한국과 손잡는 상황 기분나빠 해” ▼
“北 주민에게 인권 가장 중요… 재스민혁명 막을 수 없는 흐름”
이 대통령은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향해 제3국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변화해 주민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에서 ‘농지개혁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집단농장을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것은 바치고 네가 가져라’라고 하면 쌀밥 먹는 것은 2, 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농지개혁을 하면 개인적으로도 더 벌고 국가적으로도 수입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남측의 비료 지원을 받아 토지에 쏟아 붓는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살기 위한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그것(농지개혁) 하나 하면 되는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이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계속 얻어만 먹이면 거지를 만든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뭔가 배우고 다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며 안보 불안감을 조성한 직후 나온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을 향해 강력한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북한의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이런 발언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특강’ 주요 발언
―민주화 바람이 아프리카를 지나 아시아 미얀마까지 와 있다.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과거 탈북자 문제 나올 때 남북관계 봐서 소홀히 한 게 사실이다. 북이 싫어 한다고. 우리에게 북한 핵문제도 중요하지만 인권문제도 중요한 문제다.
―‘통미봉남’은 20∼30년 전에 쓰던 말로 지나간 과거사다. 지금 북한이 속상해 하는 걸 보면 ‘통중봉북’이다.
―북한 경제를 자립시켜야 한다. 집단농장 할 게 아니고 쪼개 바칠 건 바치고 네가 가져라 하면 된다. 젊은 지도자가 그거 하나 하면 되는 거다. 개방 이전에 그것부터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