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청장 “발언수위 고민”
조 청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유족에게도 송구스럽다”며 “하지만 (차명계좌 발언은) 나름의 근거를 갖고 한 얘기인 이상 고소가 취소되지 않아 검찰 조사로 이어진다면 경찰조직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관련 내용을 밝힐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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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의원 10여명에 인사청탁 받은적 있다” ▼
조 청장은 이에 앞서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10여 명에게서 인사 청탁을 받았다”며 정치권의 인사개입 사실도 털어놨다. 조 청장은 “여야 구분 없이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2명을 포함해 10여 명한테 청탁 전화를 받았다”며 “‘인사청탁 사실을 공개해도 좋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이어 “(청탁을 들어주지 않자) 일부 의원들은 ‘국회의원에게 그토록 무안을 줄 수 있느냐, 혼자만 깨끗한 척하는 형편없는 놈’이라고 지금까지 나를 욕한다”고 말했다.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의 승진에 얽힌 비화도 공개됐다. 조 청장은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 인물로 알려진 황 기획관을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는 과정에서 검찰 출신 인사들로부터 강하게 견제 받았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황 기획관이 당시 서울에서 경찰서장을 하지 않아 관행상 경무관 승진을 시키면 안 된다는 반대논리가 있어 받아들였다”며 “하여간 황운하에 대해선 반대가 심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검찰 출신이 많다보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황 기획관은 당시 승진자 명단에서 빠진 뒤 이듬해가 돼서야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조 청장은 이날 “제가 경찰 수뇌부 인사를 할 때 청와대에서 상당한 힘을 실어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김현 수석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을 망언으로 욕보이겠다는 식의 공갈”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