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선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다른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예고돼 있지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 채 국민과의 대화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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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23일 새누리당이 전 의석을 석권한 강원 방문에 이어 2주 동안 충청, 경기 인천, 부산 경남 등을 찾는다. 이상일 대변인은 22일 “총선 공약 실천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박 위원장이 ‘1석 3조’의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민생 챙기기’에 매진함으로써 당내 경쟁에선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측은 박 위원장의 대선 전략을 12월 본선에 맞춘 만큼 당내 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고 본다.
이번 투어 메시지가 “과거 정치권과 달리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것인 만큼 박 위원장의 ‘신뢰’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유권자를 직접 만나며 총선 결과로 드러난 지지 기반과 취약 지역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민생 우선’으로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하려는 박 위원장의 대권 전략과도 자연스럽게 닿아 있다.
친박 진영은 김 지사의 출마 선언에 대해 겉으론 “경선 흥행과 대선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상현 의원은 “대선 경선은 축제가 돼야 한다. 공명정대한 경선이 박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과 ‘이재오 회동설’ 등에 대해선 찜찜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김 지사 측에서 ‘지사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는데 불과 사나흘 새 180도 변화가 있었다”면서 “청와대의 묵시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을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시끄러운 국면을 만드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비박 진영이 계파 논리로 싸우려 한다. 짜증스러운 느낌이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