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날 후보 연대를 묻는 질문에 “비박 연대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경기지사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친 만큼 독자적 행보를 통해 대선 예비주자로서 박 위원장과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앞으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드라마틱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몽준 전 대표는 비박 연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하지 말고 비박 3인방이 협력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박 위원장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측근 인사는 “대선 지지율 10%가 넘지 않으면 김 지사의 단독 플레이는 효과가 나오기 힘들다”면서 “일단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이번 주에 출마를 선언하고 연대 등을 포함한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 인사는 “김 지사는 초반에는 혼자 쭉 나가다가 결국 단일화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김태호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이재오 의원으로부터 경선 참여 제안을 받았지만 현재는 경선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으로는 생각이 없으며, 선출직을 고민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이 어려우니 당에 도움이 되는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여지는 남겼다.
정치권에선 비박 인사들이 결국에는 정치 역량의 한계를 느끼면서 힘을 합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연대 형태는 김 지사와 정 전 대표, 이 의원의 3자 연대가 아닌 양자 연대도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내 한 인사는 “김 지사와 이 의원은 정치적 이미지와 당내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경선 과정에서 껄끄러운 사이가 될 수 있다”면서 “김 지사가 이 의원 중심의 비박 연대를 배제하고 양자가 정 전 대표와 개별적으로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