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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癌, 치료보다 예방이다]유방암, 모유 수유 - 콩류 음식이 예방약

입력 | 2012-04-23 03:00:00


《 여성 암 발병이 매년 늘고 있다. 유방암은 최근 10년간 3배 증가해 연간 1만 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침윤 전 상피내암(초기 암)의 발생이 늘어 연간 3000여 명의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자궁경부암에 비하면 덜하지만 난소암도 증가 추세다. 2006년에 1663명, 2007년에 1838명이 새로 난소암으로 진단받았다. 동아일보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국내 여성암 센터가 있는 대학병원인 이대목동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여성암, 치료보다는 예방이다’라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유방암은 여성암 중에서 갑상샘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40대 이상 여성에게 잘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요즘은 20, 30대 젊은 여성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유방암 발생률이 3.5배 이상 늘었다. 연간 발생 환자는 2006년에 1만1275명으로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2008년에는 1만3859명이 유방암에 걸려 2년 사이에만 23% 증가했다. 2002년 대비 2008년 유방암 환자 발생 증가율은 9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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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여성이라고 안심하면 곤란

연령대별로 보면 2008년에는 40대 이하 유방암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5.7%)을 차지했다. 이 중 40대가 약 39.8%로 가장 많았다.

이는 40세 이상부터 폐경 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크게 대비된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95%가 40대 이후인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30, 40대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높고 그 이후로는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다.

유방암의 발병 원인이 100%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젊은 여성의 유방암 증가를 서구화된 식습관,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설명하고 있다.

백남선 이대여성암전문병원장은 “모든 암의 원인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듯이 유방암도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면서 “40대 이전 여성은 1960년 이전에 출생한 여성보다 서구식 생활을 해온 기간이 길어서 앞으로도 발병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예방이 어려운건 아니다

유방암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 조기 임신 및 출산, 모유 수유, 식이요법, 운동, 예방약, 조기 검진이 해답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의 문병인 교수(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는 “첫째 아이의 출산 연령이 1년 늦어질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성이 3%씩 증가하며, 모유를 1년 더 먹이면 유방암의 가능성이 4.3%씩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는 콩류 및 콩으로 만든 음식(두부 된장 청국장 등), 과일 및 채소, 녹차, 유제품 및 비타민D가 대표적이다. 반면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술, 고지방 음식, 과다한 탄수화물 음식, 직화구이 음식이 있다.

콩은 식물성 여성 호르몬인 피토케미컬과 피토에스트로겐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것이 여성 호르몬 수용체의 발현을 낮게 해 유방암 억제에 기여한다.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면 항산화제와 섬유소를 통해 유방암을 억제할 수 있다. 녹차 성분인 폴리페놀, 카테킨은 항산화 작용을 해 유방암 조직의 혈관 성장을 둔화시킨다.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유제품 역시 우리 몸의 성장 호르몬을 대표하는 지표인 인슐린 성장 인자의 양을 증가시켜 유방암의 위험성을 줄인다.

꾸준한 운동 역시 유방암 예방에 기여한다. 미국 암센터에 따르면 1주일에 4시간 이상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여성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켜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운동의 효과는 정상 체중 또는 약간의 저체중 여성에게 특히 높다.

문 교수는 “적절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같은 무산소운동을 잘 병행해야 하지만 이 중에서도 걷기나 뛰기 등 유산소운동이나 땀이 어느 정도 나는 운동이 좋다”면서 “1주일에 4∼5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땀이 나도록 운동하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성 유방암은 다른 암과 비교해 조기 발견만 하면 완치율이 90%가 넘는다. 조기검진이 아주 중요한 이유다.

국내에서 유방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는데도 검진을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최근 13년간 5배나 많아졌다. 또 유방암 검진이 증가하면서 유방 조직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유방보존술)도 3배가량 증가했다. 유방부분절제술의 증가는 여성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의료진이 디지털 유방촬영기로 유방암 검사를 하고 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의술이 발전됐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제공

한국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0%에 육박한다. 2008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를 비교했더니 미국 89%, 캐나다 83%, 일본 85.5%였다. 적극적인 유방암 검진 활성화와 치료 수준 향상의 성과로 분석된다.

백남선 병원장은 “조기 발견은 무엇보다 치료 후의 완치 가능성을 매우 높여줄 뿐만 아니라 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항암 치료를 피할 수 있게 한다”면서 “수술 범위를 축소시킴으로써 미적 만족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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