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亞 주류품평회 국순당 ‘복분자 막걸리’ 은상
“막걸리 정말 맛있네요” 4월 17∼20일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아시아 주류품평회에는 약 4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 전통주를 선보인 고려무역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막걸리와 과실주를 시음하고 있다. 싱가포르=조민상 기자 duran7@donga.com
18일 오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주류품평회 WSA 2012’ 행사장 내 한국 전통주 홍보 부스에서 만난 제임스 림 씨는 “왜 지금까지 이렇게 좋은 술이 있단 사실을 세계에 알리지 않았느냐”며 복분자 막걸리를 석 잔이나 연거푸 들이켰다. 림 씨의 감탄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듯 17∼20일 열린 이번 품평회에서 우리나라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은 ‘복분자 막걸리’와 ‘생막걸리’로 아시아 각국의 유명 와인, 전통주 브랜드를 제치고 은상을 차지했다.
동남아에서 막걸리가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날씨가 일 년 내내 무더운 동남아에서는 맥주 외에 다른 술은 안 팔린다는 것이 상식처럼 돼 있었다. 막걸리도 우리나라 소주와 함께 현지 한인 식당에서만 팔리는 게 전부였다.
윤 사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싱가포르의 국영 대형마트 등에 한국 주류코너를 입점시켜 꾸준히 시음행사를 벌이며 홍보를 한 결과 연간 매출이 30%씩 늘어난 것이다. 막걸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시내 편의점에서도 막걸리가 일본의 전통주 ‘사케’보다 더 눈에 잘 띄는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싱가포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공부해 전문 판매자로 나서겠다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현지인이 운영하는 골프장 두 곳이 ‘그늘집’에서 막걸리 등 우리나라 전통주를 팔겠다고 나섰을 정도다.
한편 술과 함께 우리나라 음식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주류품평회 행사장 옆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우리나라 식품관은 입구 앞에 수십 명이 줄을 설 정도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인기 코너였다.
비빔밥 시식을 위해 줄을 서서 원더걸스의 뮤직비디오를 보던 제인 양 씨는 “비빔밥을 먹고 원더걸스처럼 날씬하고 예뻐지고 싶다”며 “케이팝(K-pop)을 좋아해 평소에도 갈비와 김치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조민상 기자 duran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