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회사 근처에서 직장인들이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채 출근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최근 치마 또는 바지 정장에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이른바 ‘운도녀’(운동화 신고 출근하는 도시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을 가보면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광화문, 강남 일대에는 점심시간마다 운동화를 신고 산책하는 직장 여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패션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설수영 씨는 “강남지역 직장 여성들이 정장에 운동화를 ‘믹스매치’(서로 다른 느낌의 대조적인 아이템을 섞는 것을 뜻하는 패션용어)하며 시작된 패션이 이제 어엿한 ‘오피스룩’으로 정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설 씨가 근무하는 회사의 여직원은 거의 전원이 운동화를 신고 출근할 정도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킬힐이나 ‘펌프스(발등을 덮고 굽이 있는 정장용 구두)’의 매출은 8% 감소한 반면에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운동화나 스니커즈, 플랫슈즈의 매출이 각각 10% 이상씩 늘었다.
운도녀가 늘어나자 스포츠용품 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직장여성을 위한 별도의 신발주머니도 나올 예정이다. 화승의 변재은 용품기획팀장은 “운동화나 구두, 화장품을 모두 수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신발주머니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