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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파이시티 금품수수 파문]‘의혹 방어 3관왕’ 박영준, 인허가 비리 의혹도 막아낼까

입력 | 2012-04-25 03:00:00


최시중은 어디에…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이 통보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 앞에서 24일 오후 기자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전날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네번째 비리 의혹에서도 검찰 수사의 칼끝을 피해갈 수 있을까.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오면서 검찰과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다.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른바 ‘왕차관’이란 별명과 함께 ‘실세 중의 실세’로 불리며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차관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했지만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우선 박 전 차관은 최근 한 달째로 접어든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른바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이번 사건에 대해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구속 기소)이 지난달 기자회견을 자청해 ‘몸통’임을 자임했다. 그러나 야당 등에선 이 전 비서관이 독자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의심하며 검찰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비서관은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들이 이 전 비서관에 대해 ‘벽’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가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 또 다른 윗선 의혹에 대해 새로운 진술을 전혀 하지 않는 한 박 전 차관은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 수사에서도 형사처벌을 면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차관은 CNK인터내셔널의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CNK 주가조작을 초래한 외교통상부의 허위·과장 보도자료 작성을 위해 김은석 전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와 협의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은 “2010년 12월 보도자료를 배포하던 날 오전에 김 전 대사가 카메룬에서 최종 결정이 났다는 전화를 걸어와 ‘잘됐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또 “당시 김 전 대사와 업무상 통화할 일이 많았다”며 보도자료 작성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오덕균 CNK 대표가 카메룬에서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탓에 수사 역시 답보 상태에 놓여 있어 박 전 차관은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또 박 전 차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구속 기소)으로부터 일본에서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까지 받았다. 그러나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검찰은 박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과 관련해 또다시 박 전 차관이 거론되면서 이전 수사처럼 검찰의 예봉(銳鋒)을 피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역을 두지 않겠다”는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한 데다 검찰이 파이시티 시행사의 전 대표 이정배 씨 진술 등으로 확보한 로비 정황이 구체적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관련 의혹과 현재 수사 상황 ::

◆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

―내용: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의혹
―수사 상황: 혐의 나타나지 않아 수사 선상에 오른 바 없음

◆ CNK 주가 조작 개입 의혹

―내용: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 관련 CNK 주가 조작을 초래한 외교통상부의 허위 과장 보도자료 작성에 불법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
―수사 상황: 혐의 나타나지 않아 수사 선상에 오른 바 없음

◆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 향응 접대 받은 의혹
―무혐의 처분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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