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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파이시티 금품수수 파문]“여론조사 쓴돈 아니다”… 하루만에 말뒤집은 崔

입력 | 2012-04-25 03:00:00

최시중 5억이상 수수 시인… 檢, 오늘 소환뒤 사전영장 검토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5억 원 이상의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 돈이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선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최 전 위원장은 25일 오전 10시 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을 소환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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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위원장은 24일 “(EA디자인 이동율 사장에게) 처음에 2억 원을 받았고 그 후엔 부정기적으로 5000만 원씩 여러 번 받았다”고 밝혔다. 액수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차례에 걸쳐 적어도 5억 원 이상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이 사장도 검찰 수사에서 같은 내용을 진술했고 검찰도 이에 대한 물증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장은 “처음에 (이 사장과 파이시티 시행사 이정배 전 대표가) 같이 와서 부탁했다. 하지만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에게 전달도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엔 별 말이 없었고 이 사장이 가끔씩 후원금을 주는 것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필요한 곳에 썼다”며 “로비자금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이 사장이 그 이후 파이시티에 대해 말을 꺼낸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위원장은 대선자금설(說)도 일축했다. 그는 “돈을 받은 시점 직후가 대선이 다가오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얼떨결에 ‘내가 독자적으로 MB(이명박 대통령) 여론조사를 하고 했거든’이라고 말했지만 이 후보 캠프의 정식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여론조사는 파이시티에서 받은 돈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돈이 무슨 꼬리표가 달린 것은 아니지 않으냐. (이 사장에게 받은 돈은) 그 시점에 내 개인적 활동을 하면서 모두 썼다”고 덧붙였다.

최 전 위원장은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한 배경에 대해 “오랜 고향 후배이자 후원자인 이 사장에게 ‘너 혼자 죽어라’고 말할 수 없어서 시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최 전 위원장이 오랜 친분관계가 있던 이 사장에게서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명목 외에도 수차례 거액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시행사 이 전 대표로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전해 달라며 이 사장에게 10억여 원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전 대표의 민원 해결을 부탁했다는 정황을 잡고 이 과정에 돈이 오갔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포스코건설과 짜고 부당하게 파이시티 사업권을 빼앗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로 직접 최 전 위원장을 찾아가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당시 최 전 위원장이 전화해 ‘신중하게 잘 처리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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