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신 IT기기와 은행업무… 씨티은행 선두로 속속 문열어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살리는 스마트 브랜치가 뿌리 내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씨티은행의 영업점에서는 LCD패널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터치하며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래 사진은 SC은행의 스마트뱅킹 영업점.
하지만 궁극적으로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고 편의성을 높여준다는 차원에서 스마트 금융은 새로운 은행 서비스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올해 안에 스마트 브랜치를 열고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스마트 금융은 은행권이 올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 스마트 금융 선두주자는 외국계 은행
스마트 브랜치 부문에서 가장 앞서가는 것은 외국계 은행들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전국 221개 지점 중 25개에 스마트 브랜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 금융의 핵심인 셀프서비스의 기능을 제대로 구현한 곳으로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지점이 처음이다.
은행 출입구에는 ‘미디어 월’이라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있다. 뉴스나 날씨, 환율, 금융시장 정보를 전달한다. 영업점 내부에 들어가면 ‘인터랙티브 미디어월’, ‘서비스 브라우저’를 통해 은행이 제공하는 각종 상품과 금융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서 열람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은 ‘워크벤치’에 가서 직접 상품에 가입하거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 들어와 본 고객들은 우선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을 이용해본다”며 “일단은 젊은층 고객들이 활발히 이용하고 있어 대학가 위주로 지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 서초스마트뱅킹센터를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SC은행은 같은 달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에도 종로스마트뱅킹센터를 개설해 현재 모두 두 곳의 스마트 브랜치를 갖고 있다.
고객들은 스마트뱅킹센터에서 첨단 디지털장비를 통해 본점의 투자 상담사나 인근 점포의 자산관리 프라이빗뱅커(PB) 등 전문가와 실시간 화상상담을 할 수 있다. IT에 익숙하고 금융거래를 스스로 선택하려는 고객이 급증함에 따라 은행들의 영업방식이 전통적인 창구 영업에서 ‘셀프 금융’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 다른 은행들도 준비작업 박차
KT와 기업은행은 일단 올 하반기 수도권 3곳에 이 같은 개념의 융합점포를 개설한다. 기업은행 고객이 KT플라자에서 통신 관련 업무를 같이 볼 수 있고 KT 고객도 한꺼번에 금융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 고객 모두에게 혜택이 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오프라인 스마트 지점 대신 사이버 점포를 먼저 열었다. 올 2월 신한은행이 오픈한 ‘스마트금융센터’는 고객이 신한은행 홈페이지나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는 곳이다. 펀드상담, 대출조회 및 실행, 자산관리 등의 은행 업무를 기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다. 단순히 금융거래만 지원하던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보다는 한 단계 발전한 개념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