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각 놓고 의미심장한 발언 왜?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외국인도 입찰 가능하다.”(김석동 금융위원장)
“우리금융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동아일보DB
이에 대해 금융위에서는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한 원칙을 재확인한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같은 행사에 참석한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시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의 매각 흥행을 위해 계산된 발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내외국인 동등원칙을 얘기했지만 국민정서상 외국인이 입찰 주체로 참여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진행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우리금융 매각 작업이 지난해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예비입찰에서 입찰사가 단 1곳에 그쳐 유효경쟁 요건을 채우지 못해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한 시중은행장은 “금융지주회사법상 국내 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를 인수하려면 지분 95%를 사야 하기 때문에 10조 원 이상 필요한데 그런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가 없다”며 “금융지주가 없다면 인수할 곳이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