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영포(영일·포항 출신)라인의 원로그룹에 속한다. 최 전 위원장은 집권 초 지인들을 만나 “이제 젊은 친구들은 뒤로 빠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소장파 그룹은 “원로들이 전면에 나서서 뭘 챙기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수군거렸다고 한다. 그후 친이(친이명박) 원로들에 대한 소장파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최 전 위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소장파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측근비리는 없다”고 호언하던 이명박 정부도 마지막 5년차에 권력형 측근비리가 터져 나오는 전철(前轍)을 어김없이 밟고 있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 5년차엔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비리로 나라가 들끓었다. 노무현 정부에선 친노(친노무현) 핵심인 정윤재 씨의 수뢰 사건이 5년차를 장식했다. 이 무렵이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여권 주류 진영의 해묵은 갈등도 수면으로 떠오른다. 김영삼 정부 시절 차남 현철 씨와 민주계가 정면충돌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부산파’가 장악한 청와대가 당시 여당과 갈라서야 했다. 권력 내부의 속살이 드러나는 집권 5년차 증후군이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