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창단과 9구단 NC 다이노스의 내년 1군 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 사직구장에 관중이 가득 들어찬 모습. 동아일보DB
한국야구발전연구원은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프로야구 현안 긴급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프로야구 적정 구단 수와 9구단 NC의 내년 1군 진입이 주제였다. 토론자들은 10구단 창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1인당 국민소득은 1927달러였고 구단은 6개였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489달러로 12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팀은 2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10개 구단 체제가 되더라도 팬들의 구매력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였다. 새로운 팀이 유입되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새 구단,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파이를 키울 것이라는 얘기다. 1985년 창단한 빙그레(현 한화)와 1990년 창단한 쌍방울(현 SK)은 모두 1년간 2군에서 뛴 뒤 이듬해 1군에 진입했다. 빙그레가 1군에 합류한 1986년 관중은 214만1112명으로 전년보다 26.8% 증가했다. 쌍방울이 참가한 1991년에도 전년보다 19.9%가 늘었다. 9구단 NC가 내년에 1군에 진입할 경우 전체적인 관중 증가는 물론이고 중계권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일부 구단이 주장하는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국내 프로야구는 여건이 괜찮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내 프로야구의 총연봉은 메이저리그의 1.3% 수준인데 양국의 국민총생산 규모가 14.5 대 1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프로야구단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각 구단이 65명 안팎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수를 50명으로 줄인다면 경기력 저하 우려 없이 9, 10개 구단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선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야구발전연구원 김종 원장(한양대 교수)은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저변을 확대해 프로야구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각 구단이 눈앞의 손해를 걱정하지 말고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통 큰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롯데 장병수 사장 “반대”
장병수 롯데 사장
장 사장의 주장은 크게 ‘시기상조’로 요약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구단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는 최고의 인기 구단이면서도 지난해 모기업으로부터 120억 원을 지원받았다. 250억 원을 지원받는 구단도 있다. 선수들의 몸값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구장 등 야구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흑자 전환은 요원하다.”
장 사장은 NC의 내년 1군 진입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반대 논리를 이어갔다. “지난해 NC의 창단을 승인할 때 2014년에 1군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팀을 운영해 보니 예상 외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기 진입에 목을 매는 것이다. NC는 현재 1.5∼2군 팀이다. 1군 선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1군 선수 한 명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드는지 아는가. 내년에 1군에 들어오면 당장 리그의 질이 떨어질 것이다. 게다가 홀수 구단으로 리그가 운영되면 3연전마다 한 팀은 쉬어야 한다. 팀당 경기 수도 줄어든다. 서두를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10구단이 조만간 창단되면 어떨까. 장 사장은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10구단을 하겠다는 기업이 당장은 나올 리 없다. 있다고 해도 3∼4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경영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프로야구단 창단을 너무 쉽게 얘기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