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경기가 끝난 후 낙담한 표정으로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바르셀로나=A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하며 5000만 파운드(약 92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해 ‘900억 원의 사나이’로 불린 그였지만 한동안 극심한 골 가뭄에 빠져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첼시 팬들은 ‘먹튀’라며 그를 비난했다. 토레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겡크(벨기에)전 이후 152일 만인 올해 3월 19일 FA컵 8강전 레스터시티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긴 부진을 겪었다. 마침내 그는 25일 바르셀로나(바르사)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첼시의 결승행을 자축하는 상징적인 골을 터뜨렸다.
리버풀 시절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열망한다”고 수차례 말해 왔던 그는 “첼시의 결승행을 못 박는 골을 넣어 기쁘다. 오늘이 내게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레스의 골이 터진 순간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남자는 유니폼 상의에 얼굴을 파묻었다. 바르사의 리오넬 메시(25·아르헨티나)의 모습이다. 이번 시즌 역대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 최다골 기록(5골)을 세우는 등 각종 기록을 세워온 그는 이날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 줬다. 후반 3분 그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바르사 팬들의 입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팀이 4강에서 탈락함에 따라 메시의 한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기록 행진은 14골에서 멈추게 됐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